중국 보건당국이 오늘 발표한 베이징 코로나19 추가 환자는 22명이다. 전체 환자가 20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여의도 면적의 1/3. 하루 유동인구 5만 명. 아시아 최대 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치고는 비교적 잘 수습돼가고 있다.
물론 국제사회는 중국 통계에 항상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지만 지금 중국이 발병 상황을 감추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 우쭌여우(吳尊友) 베이징 질병센터 전염병학 수석 전문가는 "집단 감염이 이미 통제상태에 들어갔다"고 자신했다.
중국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신파디 시장 발 확산을 통제할 수 있었을까? 중국의 방역을 들여다보자.
'한국 이태원 방역' 참고했나?
11일 1호 환자가 나오고 베이징시는 신파디 시장과 주변 지역을 통제했다. 격리 조치도 내렸다. 1차 7만 6천여 명이다. 여기까지는 중국다운 '강제 방역' 조치다. 더 중요한 건 이들 외에 그동안 신파디 시장을 다녀간 사람을 찾아내는 거였다.
그런데 중국은 단번에 20만 명을 걸러냈다. 어떻게 확인했을까? 한국에서 이태원 발 환자가 쏟아졌을 때 사용했던 휴대전화 기지국 확인 방법을 사용했다.
중국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18일 "베이징시에서 방역 수칙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파디 시장 방문 이력이 확인된 사람"이라며 "이는 휴대전화 신호를 분석해 위치 정보를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보통신 전문가 샹리강은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은 이동 시에도 근처 기지국과 연결된다"면서 "이 신호로 대략적인 이동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인한 20만 명에게는 모두 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바이러스 검사도 받았다. 이른 시간에 2차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신파디 발 1호 환자에 쏟아지는 칭송
지난 11일 57일 만에 다시 베이징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베이징을 떠난 적이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베이징시는 곧바로 진원지, 신파디 시장을 찾아냈다. 1호 환자 탕 모(52살, 베이징 시청구 주민)씨의 도움이 컸다.
6월 3일 아이를 먹일 생선과 육류를 사러 신파디 시장에 들렀던 탕 씨에게 증상이 나타난 건 사흘 뒤인 6일이다. 발열과 오한, 무기력 증상이었다.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지내던 탕 씨는 10일 결국 병원을 찾는다.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탕 씨는 이때 대중교통이 아닌 자전거를 이용했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증상을 해석해 혹시나 모를 전파를 막은 것이다.
역학 조사에서는 탕 씨의 기억력이 한 몫 했다. 앞서 14일 동안 다녔던 장소를 정확하게 진술했다. 특히 신파디 시장 수산물과 육류 판매대를 정확하게 설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2일 신파디 시장 한 가게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확진 전 14일 동안 접촉한 38명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진술했다. 이들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가 곧바로 이뤄졌다. 탕 씨로 시작될 수 있었던 2차 3차 감염을 막은 것이다. 시간이 관건인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탕 씨는 보건당국에 가장 중요한 시간을 벌어줬다. 시민들은 탕 씨를 '시청다예(西城大爷, 시청구의 큰아버지)'라고 부르며 칭송한다
우한식 봉쇄 조치도 한 몫
환자 발생 상황과 비교해 보면 베이징시의 방역 조치는 과할 만큼 엄격하다. 14일부터 사흘 동안 35만 6천 명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가 이뤄졌다. 위험 지역에는 우한식 봉쇄 조처가 내려졌다. 감염 여부를 떠나 누구든, 집 문밖에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교에도 등교 중지가 내려졌다. 모든 야외 운동이 금지되고, 베이징과 지방을 연결하는 시외버스도 운행을 중지했다. 베이징을 떠나려면 핵산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런데 베이징을 나가면 지방 도시에서 최장 3주의 격리 조치를 하므로 사실상 떠날 수도 없다.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주장이 나올만하다. 보도 통제 탓이기도 하겠지만, 중국에선 그러나 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접촉을 원천 차단하는 이런 전체주의적 방역 조치가 전염병 차단에 효과적인 건 분명하다.
코로나19 전염병 통제, 정답은 뭘까?
코로나19 전 세계 환자가 800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45만 명이 넘는다. 전 세계 220여 개 나라가 코로나19라는 같은 시험을 치렀다. 6개월 만에 성적표를 받았는데 흔히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의 성적이 처참하다. 당연히 잘할 줄 알았는데 까보니 그게 아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은 단연 꼴찌다. 유럽도 두말할 거 없다.
세드리크 오 프랑스 재경부 국무장관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사람들은 공동의 책임보다는 개인의 자유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식이 훨씬 더 정확하고, 훨씬 더 방역 효과가 높지만, 개인의 자유와 공동의 선택에 더 간섭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발생 환자는 15만 8천 명, 사망자는 2만 9천 명이 넘는다. "결국, 국민의 선택"이라는 세드리크 오 장관의 발언이 눈에 들어온다.
중국 우한식 봉쇄가 전염병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건 중국 사례뿐 아니라 같은 방식을 도입했던 다른 나라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입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봉쇄 없이도 방역에 성공한 한국식 모델을 국제사회가 더 주목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도 요즘 신규 환자가 매일 수십 명 씩 끊이질 않고 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선 복습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가 잘했던 거, 국가의 강제보다는 스스로 참여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문화. 그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June 20, 2020 at 08:0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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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중국 “신파디발 확산 거의 통제”…어떻게? -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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