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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20

[SW시선] '뒷광고 논란' 그 후…광고, 어떻게 달라졌나 -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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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영이가 골라온 커피가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 첫맛은 풍부하고 끝 맛은 깔끔해.” 지난 5월 방송된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에서 등장한 대사다. 이 대사는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상품을 과도하게 부각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경고’를 받았다. 

과거 몰입을 방해하는 드라마 속 PPL(간접 광고)이 시청자의 지탄을 받았다면, 최근 유쾌한 분위기 속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이유 있는 ‘앞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앞광고란 광고나 협찬임을 대놓고 노출하는 행위로 오히려 시청자의 반감을 줄이고 높은 광고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SBS ‘텔레그나’, ‘맛남의 광장’ 등 착한 PPL을 아이템으로 한 방송도 속속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지난 1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안내서가 공개됐다. 업계가 법령을 자율적으로 준수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부당광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공정위가 주목한 건 SNS·온라인 플랫폼으로, SNS 플랫폼별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 광고 표기 방법을 설명했다. SNS·온라인 플랫폼이 현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뒷광고 논란 이후 콘텐츠 제목에 등장한 ‘유료 광고 포함’ 문구. '슈스스TV' 콘텐츠 목록

◆‘내돈내산’ 강조했지만…‘뒷광고’ 논란에 줄줄이 사과문 

변화는 크게 다가왔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에는 광고임을 명시하는 문구가 눈에 띄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뒷광고 논란’의 여파다.  

‘뒷광고’란 특정 업체로부터 광고나 협찬을 받고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제품이나 서비스를 노출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지난 7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을 시작으로 ‘뒷광고’ 논란이 불거졌고, 수많은 유튜버가 줄줄이 사과문을 내기 시작했다.

사진=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유튜브 채널 ‘슈스스TV’ 캡쳐.

특히 한혜연은 ‘내돈내산(내가 돈 내고 내가 산)’을 강조하며 신뢰를 얻었기에 더 큰 배신감을 안겼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먹방 유튜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루뭉술하게 ‘내돈내산’ 콘셉트를 가지고 간 유튜버들은 우후죽순 고해성사를 시작했다. 광고 혹은 협찬을 언급하지 않고 지나간 콘텐츠에 관해 사과하거나, 몰래 광고 표기를 추가하다 발각돼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다. ‘믿었던’ 유튜버의 숨겨진 이면이었다.

구독자는 유튜버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이에 대한 수요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는 유튜버가 ‘내돈내산’ 했을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만일 경제적 대가 혹은 상품을 받았다면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 광고주의 목적에 맞게 구독자에게 제품을 추천하는 게 목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튜버를 향한 구독자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식품, 의류, 화장품, 심지어 의료계까지 뒷광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

◆경제적 이해관계, 올바르게 표시하려면

공정위가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경제적 이해관계 공개는 ▲접근성 ▲인식가능성 ▲명확성 ▲언어 동일성을 원칙으로 한다. 게시물의 제목, 본문 첫 부분, 첫 해시태그 등 소비자가 발견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알아볼 수 있는 방법으로 사실 그대로를 표기해야 한다. 추천·보증의 내용과 동일한 언어로 광고를 알려야 하며 동영상의 경우 내용에 따라 반복적인 노출도 필요하다.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인 유명인의 경우에도 ‘광고’를 표시해야 한다. 개정안 시행 전 게재된 콘텐츠라 할지라도 수정해 명확한 사실 표기를 해야 한다. 

개정안 시행 이후 인스타그램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유명 연예인들은 앞장서 ‘#광고’, ‘#협찬’, ‘유료 광고 포함’ 등을 표기하거나 이전 게시물을 수정하고 있다. 반면 과거 게시물을 수정하지 않거나 ‘#AD’ 등 잘못된 표기법을 사용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개정안 시행 한 달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변화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과도기적 상황으로 보인다.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에는 관련 매출이나 수입액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물린다. 지난 24일 유명 유튜버와 간담회를 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지를 명확히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다”며 “적응 기간을 두고 자발적인 법 준수를 지원하되 그 이후에도 법 위반이 계속될 경우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당광고 개선 외에도 소비자권익 보호를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편,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규정을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광고,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

그렇다면 제품을 홍보해야 하는 기업은 이 같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한 마케팅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의 뒷광고 논란과 추천보증심사지침 개정안 시행 이후 자사가 시행하던 전문 유튜버와 연예인 SNS 채널 광고를 줄였다”라고 귀띔했다. ‘자연스러운 노출’을 추구하던 이들 대신 공신력 있는 매체와 ‘광고’임을 드러내도 소비자의 호감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로 광고 운영을 변경하는 추세다.

이른바 ‘앞광고’로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매체가 그 대상이 된다. 방송사에서 운영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나 신뢰도를 가지는 유튜브 채널 등이다. MBC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절부터 ‘앞광고’ 활용의 대가였다. 당시 제작진은 H.O.T의 공연 무대를 비추며 ‘이 공연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음료수로 지은 LED와 떡볶이로 만든 조명’ 등의 자막을 내보내며 PPL(간접광고)의 노출을 시작했다. 이어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놀면 뭐하니?’는 이보다 더 당당한 ‘앞광고’의 형태를 띤다. 지미 유(유재석)는 ‘환불원정대’의 제작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호빵을 권하고, 상표명까지 ‘대놓고’ 노출한다. 

이 관계자는 “추천보증심사지침 개정안 시행이 얼마 되지 않았고, 개정안 자체가 굉장히 엄격하기 때문에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모두 개인 계정 PPL 형태의 광고는 꺼리는 분위기”라고 업계의 변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광고를 표기하는 콘텐츠가 늘어감에 따라 소비자의 피로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광고를 위화감 없이 녹아들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루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가수 세정, 전소미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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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7, 2020 at 03:1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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