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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0

노르웨이 이민자들, 어떻게 미국에서 나병 편견 벗었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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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으로 생긴 차별ㆍ혐오는 부득이하더라도 분명한 편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과거 전염병으로 집단 차별이 생겼던 사례들이 주목받는다.

특정 집단·계층·지역·성별을 향한 차별과 배척·혐오 현상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과거 사례처럼 어김없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성대 '이주의 인문학' 사업단과 이주사학회가 최근 공동 주최한 '일상 속의 반이민 정서'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신지혜 경희대 학술연구 교수는 '19세기 미국의 나병과 이민자'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로 생긴 혐오의 배경을 미국의 노르웨이 이민자와 대비시켜 살펴봤다.

노르웨이 이민자들, 어떻게 미국에서 나병 편견 벗었나
신 교수는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에서 창궐하자 아프리카 출신의 이민자, 여행자, 학생이 한국에 입국 금지되거나 차별받았고 심지어 아프리카 출신이 참가한다고 국제학술대회가 취소되기도 했다"면서 "코로나19도 차별과 배척, 혐오를 낳은 만큼 앞서 발생한 미국 이민 과정에서 보인 나병 사례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에서도 이민자나 외부인을 배척하는 태도가 나왔음을 경험했다면서 "이민자와 질병의 관계가 단순히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불안과 우려가 반영된 게 아닌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19세기 중반까지 '신세계' 미국은 구세계 유럽과 달리 나병이 보고되지 않다가 1850년대 노르웨이에서 온 이민자들 사이에 나병이 발병하자 편견과 차별이 나타났다.

일부 의사들은 노르웨이 어부들의 비위생적인 생활 습관과 환경을 발병 원인으로 꼽았는가 하면 노르웨이 이민자를 배제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고, 노르웨이 정부가 나병 환자를 수출한다는 억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노르웨이 이민자들이 위생과 청결을 우선하는 미국 문화에 동화하면서 2세들에서 발병 사실이 없어지면서 편견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는 하와이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 온 중국인들 사이에서 나병 발생이 증가하자 미국인들의 편견과 차별의 화살은 중국인들에게 돌아가면서 노르웨이인들은 차별과 혐오의 뒷전으로 밀렸다.

신 교수는 "나병이라는 질병에 찍히는 혐오와 차별의 낙인찍기(스티그마)는 노르웨이인에서 중국인 등의 황인으로, 현재는 라틴 아메리카의 불법 이민자로 옮겨졌다"면서 "현재 나병의 관심은 실질적 위협이라기보다 경제적, 정치적 불안을 상쇄할 외부 희생양을 찾으려는 데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이민자와 외부인을 배척하는 태도를 우리도 익히 경험하고 있다"며 "배척의 대상이 중국인에서 해외동포로, 불법 이민자로, 성적소수자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질병과 차별이 전혀 근거 없이 발생하거나 무관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은 편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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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5, 2020 at 05:2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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