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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20, 2020

어떻게 -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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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나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거니와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반신불수로 33년이란 길고 긴 세월을 움짝달싹 못하고 병마와 싸우다가 지쳐 영면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수억만리 이국 땅도 아니고 높고 높은 미지의 하늘나라를 살아 생전에는 가본 사람도 없고, 오직 사후에만 동행자 없이 혼자 외롭게 어떻게 찾을까?

 꼬불꼬불한 오솔길 고비마다 높고 낮은 아리랑 고개 알록달록 울긋불긋한 비단꽃이 만발하여 벌과 나비등 타고 올라 갔을까?

 길고 반듯한 고속도로를 꿈에 본 파랑새와 같이 훨훨 날라 갔을까?

 넓고 깊은 바다에서는 인어공주가 등에 업고 파도타고 갔을까?

 높고 높은 하늘나라에서는 일곱빛깔 무지개 다리를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 갔을까?

 이것저것 다 아니면 하늘나라 천사 선녀들이 내려와 꽃가마 태우고 하얀 구름차 타고 올라 갔을까?

 내가 아내의 그림자가 되어 동행, 안전하게 모시어야 하는데 혼자 가게 지켜만 보고 있었으니 나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떠난 뒤에사 닭똥같은 눈물만 뚝뚝 떨군들 무슨 소용일까?

 드래도 궁금하기 짝이 없어 꿈에라도 나타나 멀고 험한 가시밭길을 어떻게 갔는지 그림 그리듯 그려주면 얼마나 고맙고 고마울까?

 그나저나 짧고 짧은 밤이지만 어떻게 독수공방할까. 아내없는 세상 하루도 살수가 없을것 같은데 어떻게 살까 걱정이 태산 같네요.

 아들, 딸 믿고 살아야 할까요.

 아내는 85세로 2020년 8월5일 아침에 병마에 싸우다가 이기지 못하고 고통과 아품을 끌어 안고 전북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하늘나라로 갔지만, 우리 아들, 딸은 백세 넘게 살면서 병마와 싸우지 않고 승천하는 아픔과 고통이 없는 세상을 만들면 얼마나 후세들이 좋아 할까요.

 그런 세상이 하루속히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네요.
 

 이상표 / 진안 정천 봉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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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 2020 at 01:0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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